미국에 입국하고 가장 첫 번째로 알아보기 시작한 게 바로 집 계약이다.
한국에서 온라인 계약하는 방법도 있지만, 실제로 보면 100% 다르기 때문에 나는 한국에서 계약하고 오는 걸 비추천한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가서 1-2주는 호텔에 머물더라도 꼭 직접 보고 계약하라고 추천받았었다.
그래서 우리는 입국 후 약 2주간 호텔에서 머물면서 매일 나가서 집을 보러 다녔다. 그래서 약 일주일 만에 원하는 집을 찾게 되었고, 리얼터(미국 부동산 중개인) 없이 셀프로 직접 아파트 계약을 하게 되었다. 우리처럼 미국이 처음인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타지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거주지 (집)" 계약 계약 방법에 대해 포스팅해 보겠다.
[미국 집 종류]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는 3가지의 주거 형태로 나뉜다. 보통 도심에서는 아파트, 콘도의 형태의 주택들이 많고 서버브(외각)로 나가면 하우스 형태의 집들이 많다.
1) 아파트 (Apartment)
다중 주택 건물의 일부로, 우리나라 오피스텔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의 건물에 여러 개의 유닛(호실)이 나누어져 있다.
아파트는 소유주가 보통 "회사"이다. 아파트 관리 회사가 따로 있고 직원이 해당 아파트에서 근무하고 계약까지 체결한다.
따라서 시설 관리 및 유지보수 등 일반적인 아파트 관리를 건물 소유주나 아파트 관리업체가 책임지고 한다.
보통 공용공간이 있고 (헬스장, 수영장, 라운지) 관리비를 따로 받는다.
*장점 : 업체와의 다이렉트 계약이 가능, 유지보수가 잘됨
*단점 : 렌트비와 관리비가 비쌈
2) 콘도 (Condo, Condominium)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이지만 차이점이 개별유닛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건물에 각 호실이 있지만 아파트처럼 한 회사가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각 호실 별로 소유주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콘도 소유자가 관리비를 내고 건물 전체의 유지보수와 운영에 참여한다. 우리나라 아파트랑 같은 개념이 콘도라고 보면 된다.
*장점 : 렌트비와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함
*단점 : 이상한 집주인을 만날 수 있음
3) 하우스 (House)
미드나 영화에서 나오는 미국인들이 타운하우스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나라 단독주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나의 가구만 수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주거 공간이다. 정원, 지하실 등 더 많은 개인공간을 소유할 수 있고, 유지관리 운영에 대한 전체 책임은 하우스 소유자가 책임지고 관리한다. 우리나라도 단독주택의 경우 집주인이 모든 걸 관리하니 같다고 보면 된다.
간혹 형태는 타운하우스나 옆 하우스들과 같은 형태로 몰려있는 하우스들이 있는데, 이것은 아파트처럼 한 회사가 동일하게 짓고 임대하는 것이니 헷갈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점 : 가격대비 넓은 집, 프라이빗한 생활
*단점 : 하나부터 열까지 다 본인이 유지관리 해야 함
이렇게 각각의 장점과 단점들이 있다. 우리는 약 1-2년을 거주할 것이고, 회사가 가까운 도심에서 생활하는 걸 더 선호해서 "아파트"로 결정했다. 아파트는 주인이 회사이고,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관리도 잘되고, 영어가 짧은 우리가 직접 계약하기도 깔끔하기 때문이다. 도심에서 살 계획인데 영어를 잘한다면 "콘도"도 추천한다. 아파트의 렌트비와 유지비는 정말 사악하다. 개인 자동차가 있고 아이들이 있다면 하우스를 선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집 계약 방법]
셀프 vs 리얼터(중개인)
계약방법은 셀프로 직접 하거나 중개인을 통해서 하면 된다.
미국이 특이한 점이 부동산 중개인을 리얼터(Realtor)라고 하는데, 중개료를 임차인에게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임대인에게만 받기 때문에 집 계약 시 부담 없이 리얼터를 고용해서 계약해도 된다. 다만 보통 콘도나 타운하우스 거래를 하기 때문에 나와 같은 경우는 "아파트"를 계약할 거라 셀프로 하는 것을 선택했다. 리얼터를 구하는 방법은 지인, 한인사이트, 온라인카페에 많이 나와있기 때문에 검색하면 바로 나온다. 그럼 내가 셀프로 계약한 방법을 순서대로 정리해 보겠다.
1) 치안 고려해서 지역 정하기
일단 지역을 정하는 게 우선이다. 미국은 땅 덩어리가 크기 때문에 한 블록도 10분 이상 걸어야 할 경우도 있다. 그래서 회사와 학교 등의 이동을 고려해서 살 지역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치안"이 중요하다. 총기 소지 합법 국가이기 때문에 아시안인으로 미국에 산다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한국에서 우리가 가게 될 도시에 대한 검색을 엄청했고, 범죄율 표기 사이트를 참고하여 살 지역을 결정했다.
아래 사이트에 들어가면 지역을 입력할 수 있는데, 색깔이 진한 곳이 위험지역 (Highest) 지역이다. 집 가격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으로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꼭 참고하는 걸 추천한다.
▶미국 치안 지도
https://www.neighborhoodscout.com/
2) 구글지도 Apartment 검색해서 평점 4.2 이상만 정리하기
미국사람들은 구글지도 활용을 많이 한다. 특히 평점이 신빙성이 있다. 4.2 이하인 경우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페에 해당 아파트를 찾아보면 안 좋은 후기가 많았다. 그래서 나는 (1) 번에서 선택한 내가 살 지역의 구글 지도에서 아파트를 조회한 뒤 평점이 높은 아파트들로 직접 둘러볼 곳을 정했다.
3) 어플/웹사이트 이용해서 가격 확인하기
대표적인 미국 부동산 웹사이트는 "질로우(Zillow)"가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대략적인 가격을 보고 예산 범위에 따라서 계약할 수 있을 것 같은 곳들을 추렸다. 상단에 "Rent"를 선택하고 거주할 지역의 우편번호나 이름을 치면 지도와 함께 리스 가능한 집 종류들이 나온다. 여기서 내가 (2)에서 뽑은 집들의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근데 아파트를 실제 투어하면서 직원들에게 들은 것은 질로우에 허위매물도 있어서 가격이 불일치할 수 있다고 한다.
▶질로우 Zillow 홈페이지
4) 아파트 공식 홈페이지에서 투어 예약하기
구글 지도를 보면 해당 아파트 공식 홈페이지가 나와있다. 들어가면 보통 상하단에 "Schedule a Tour"라고 직접 투어 예약을 받는다. 가상투어 "Virtual Tour" 도 할 수 있지만 실제와는 다르기 때문에 나는 직접투어를 추천한다. 회원가입 없이 보통 휴대폰번호나 이메일 번호가 있으면 예약이 가능하다. 당일에 아파트 관리실, 사무실로 가면 직원이 예약내역을 확인하고 투어를 도와준다.
5) 룸 형태 결정하기
보통 아파트의 경우 원룸(스튜디오 Studio), 1룸 (1 bed room), 2룸 (2 bed room)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인의 예산에 맞춰서 집 형태를 결정하면 된다. 룸 형태와 계약기간에 따라서 월세가 (Rent Fee) 달라진다. 보통 최대 12개월이나 14개월로 계약할 수 있다. 당연히 최대로 계약해야 월세가 저렴하다.
또 방안에 가전이 옵션으로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보통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는 포함인 곳이 많다. 심지어 가구까지 포함인 곳들이 있다. "Furnished Home"이면 초기정착 비용은 덜 들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진다.
그리고 미국은 집 크기를 일반적으로 "평(Square Foot)"이 아닌 "스퀘어피트(Square Feet)"를 사용한다. 단위가 헷갈려서 가늠이 안될 수 있으니 아래 계산법으로 빠르게 계산하면 좋다.
* 미국집 평수 계산법 : 스퀘어피트 * 0.02813 = 평
*참고용어 : Rent Fee (월세), Less Time (계약기간)
6) 유틸리티/관리비 포함항목 확인하기
한국의 관리비를 영어로 Utility라고 한다. 한국 오피스텔에서 관리비에 전기료, 수도세 등이 포함되는 거랑 동일하게 미국 아파트에서도 매월 관리비를 받는다. 유틸리티에 어떤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지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내가 쓰는 만큼 내는 곳이 있고, 일정금액을 받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투어 한 한 아파트는 월 유틸리티 100불에 전기만 쓴 만큼 부과하는 곳이 있었고, 다른 한 아파트는 유틸리티가 10불 쓰레기청소비 외 쓴 만큼 청구되는 곳이 있었다. 각 아파트마다 다르기 때문에 해당 내역을 꼭 확인하고 월 관리비를 비교해봐야 한다.
* 참고용어 : Utilities (관리비)
Electricity(전기), Gas(가스), Sewer(수도), Heating(난방), Cooling(냉방), Internet(인터넷), Cable(케이블 TV) 등
7) 기타 항목 접수비 등 확인하기
미국은 특이한 게 계약 시에 내는 1회성 비용들이 있다. 리얼터 통해서 하지 않아서 계약 시 부과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것도 아파트마다 부과하느냐 안 하느냐 다르기 때문에 꼭 투어시 물어봐야 한다. 또한 보증금(디파짓) 등은 계약 기간이 끝날 때 돌려주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기타 접수비 항목은 아래와 같다.
⊙ Application Fee (신청 수수료) : 임대 계약 신청 시 지불하는 비용
⊙ Admin Fee (관리 수수료) : 임대 계약 체결할 때 부동산 회사가 부과하는 처리수수료
⊙ Credit Background Check Fee (신용 및 배경조사 수수료) : 임차인의 신용, 배경 등을 검사하기 위한 비용
⊙ Cleaning Fee (청소비용) : 만기 시 이사를 하고 나갈 때 드는 청소비용
⊙ Deposit (보증금) : 보증금으로 보통 임대인이 보관하고 만기 시 반환해 줌
8) Qualification 조건 물어보기
집이 마음에 든다고 바로 예약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유닛마다 qualification이 존재한다. 집을 임대할 때 잠재적 임차인, 구매자가 감당할 수 있는지 재정적 측면과 신용력을 체크하는 것이다. 이 조건이 충족되야지만 최종 계약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처음에 이 조건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최종 계약 전 단계에서 직원이 설명을 해주었다.
보통 qualification은 소득확인, 신용점수확인, 이전 임대기록, 직업 및 고용기관 확인 등을 한다.
미국에 처음 정착하는 거니까 신용점수, 이전 임대기록, 직업을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직장의 "연봉계약서"와 미국은행을 당일에 개설하고 qualification의 조건 금액을 환전해서 넣고 "은행 잔액 확인서"를 제출했다.
당장 미국은행을 개설할 수 없다면 한국에 가지고 있는 은행의 잔액확인서를 영문버전으로 제출해도 되는지 물어보면 된다. 허락해주는 회사가 있고 안 해주는 회사가 있다. 우리가 2순위로 생각했던 곳은 안된다고 했었다.
또, 유닛마다 이 조건 금액이 다르다. 우리가 최종 계약하려고 마음먹은 1순위 집에 2개의 유닛 중에 고민 중이었는데, 2개 유닛이 크기가 다른만큼 조건금액이 달랐다. 크다고 조건금액이 무조건 큰 건 아니니까 꼭 투어 때 이 qualification을 물어봐야 한다. 내가 증명할 수 있는 금액보다 클 경우 계약을 하지 못할 경우가 있다.
※ 집 투어할 때 추가로 고려할 것
1. 마룻바닥(hardwood) vs 카페트 (carpet)
미국은 카페트로 바닥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소음을 방지하려면 카페트가 좋지만, 한국사람들은 마룻바닥에 익숙할 것이다. 본인이 선호하는 바닥인지 체크하는 게 좋다.
2. 주차 가능여부(garage)
한국처럼 주차가 무료인 곳은 거의 없다. 주차장이 건물 내부에 있는지, 월 얼마인지 확인해야 한다.
3. 세탁기 옵션 여부
세탁기가 방안에 있으면 좋지만, 의외로 공동세탁실이 있는 경우가 있다. 공동 세탁실이 층마다 있는지, 한 곳에만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통 Floor plan을 보면 나온다.
4. 현관 출입제한이 있는지 (Gated community)
24시간 경비원(Security)이 있는지, 데스크가 있는지,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나 열쇠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특히 미국에는 택배 도둑이 많아서 나는 공동 현관 비밀번호가 있는지 여부를 꼭 확인했다.
우리의 생활에서 "주거"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듯이 미국에서 "집"구하기가 가장 어려웠고 제일 먼저 진행했던 사항이다. 영어로 짧고 미국에 처음 와서 너무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인터넷을 밤새 찾고 또 찾으면서 알게 된 사항들이다.
막상 많이 알아봤다고 생각하고 갔는데 qualification에 대한 소득증빙이 불가능해서 답답하기도 했다. 이방인으로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건 쉽지 않다. 나처럼 어려움을 겪을 분들이 이 포스팅을 보고 많은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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